24년이다.
딱 1월 1일에 맞춰서 쓰려고 했는데 이사 준비에 이사에 이것 저것 할 일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보름 만에 쓰는 23년 되돌아보기.
아 참고로 이건 개발 회고가 아니다.
놀랍게도 여긴 개발 블로그도 아니다. 그냥 블로그..
우테코 하면서 경험한 것들을 글로 써보려고 했는데 쉽지 않더라ㅜ
그래도 여러 글들을 쓰긴 했는데 거의 다 비공개로 돌려놨다.
아직 남들에게 보여주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다. 특히 개발 관련 포스팅은 정확하지 않은 지식을 전달하면 안된다는 강박에 휩싸여서 이걸 해결하기 전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네요..
그래도 일단 글을 써보라는 모 코치의 의견을 듣고 이런 가벼운 일상 글부터 조금씩 써보려고 합니다.
그러면 다른 개발 관련 포스팅도 자연스럽게 하겠지 :)
(다른 사람들은 일상 글들을 보통 네이버 블로그에 쓰던데 난 여기가 일상 블로그니까 ^^ 개발이 일상인거지,,)
23년은요..
아무래도 1년 회고여서 길어질 것 같으니 얘기하고 싶은 결론부터 말해야지
23년은 정말 많은 경험을 한 해였다.
많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고, 새로운 지식들을 얻었고, 다양한 경험들을 하고, 추억도 쌓고, 좋은 일들부터 안좋은 일들까지 1년동안 이렇게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정말 엄청난 1년이었다..
좋은 경험 안좋은 경험 참 많았지만 그래도 23년이 괜찮았던 한 해로 기억되는 건
아무래도 내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 인 것 같슴다!
우리 우테코 크루들, 코치님들, 온보딩팀, 펀잇팀, 컴학의 자랑 슼기 친구들, 컴학 16 18 21 22 선후배들, 이제는 13년 된 건아 친구들, 심심할 때마다 같이 롤 해주는 우리 에메랄드 자랭 팀까지..
다들 너무 고마워요 🥲
일월
1월에는 우테코 합격하고 서울 올라가기 전까지 엄청 잘 놀았던 것 같다.
여기 저기 놀러도 다니고, 술도 많이 마시고, 재밌는 일들도 많았고, 좋은 일 안좋은 일 뭐가 많았던 것 같은데 사실 이제 잘 기억도 안난다 ㅎㅎ,,
그렇게 오래 된 것도 아닌데 모르겠다 그냥 이 정도~
이월
서울. 우아한테크코스. 졸업. 시작.
서울
2월이 되자마자 서울로 올라왔다.
홍천에서 2년 정도를 제외하고는 거의 23년 동안 대구에서만 살았던 나는 처음으로 타 지역으로 이사를 왔다.
10개월이라는 짧지도 길지도 않은 교육 기간 때문에 잠깐 동안만 살 작은 집을 구했다.
고시원 같은 원룸. 원룸 같은 고시원. 4평도 안되는 작은 방이었지만 방 크기는 내 삶에 큰 문제가 되진 않았다.
우아한테크코스
2월 7일. 우아한테크코스가 시작됐다.
잠실 캠퍼스로의 출근 같은 등교, 등교 같은 출근은 설렜고 한편으로는 괴물 같은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을 예상하며 조금 두렵기도 했다.
그래도 생각보다 편했고, 생각했던 것만큼 좋았다.
아무래도 이건 빠르게 친해질 수 있었던 우리 온보딩팀이 있었기 때문일거야.. 베포토망글체 최고 :)
졸업
어딘가를 떠난다는 건 항상 기쁘진 않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그랬고 심지어 군대를 전역할 때도 그랬고, 이번에도 그랬다. 이번엔 특히 대구까지 떠나는 거니까,,
그래도 졸업을 축하해준 사람들이 많아서 인생 잘 살았다는 생각을 들었다 ^^
경북대는 정말 좋은 사람들이 많았고 좋은 추억들이 엄청 많았다.
무조건 서울에 있는 대학교를 가야겠다는 생각이 변할 정도로 새내기 시절부터 동기들과 선배들은 좋은 추억을 만들어줬고,
12학번부터 22학번까지 좋은 선후배 동기들, 컴학 최고 동아리 산사랑, 12대 13대 학생회까지
다들 최고였어 😎
그리고 새로운 시작.
삼월
3월은 그냥 미션에 미션에 미션에 미션.. 재밌었다
페어 프로그래밍 하면서 아 괴물들 진짜 많구나 느끼면서 많이 배웠고,
백엔드 크루들이랑도 점점 친해지기 시작한 시기였다.
그리고 코드 리뷰 받으면서 아 이 정도는 해야 우형 가고 네이버 가고 라인 가고 하는구나 느끼고ㅋㅋㅋ
많이 배웠슴다 ^^7
3월은 정말 열심히 미션 하고, 열심히 놀았다..!
3월의 우리를 나타내는 사진.
소주와 인텔리제이..
3월의 마지막까지, 레벨 1의 마지막까지 우리는 치열했다.
사월
4월 초에는 방학이라 대구 가서 힐링했었네
야구도 열심히 보고, 착한 멘티 친구들도 만나고, 역시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슬램덩크.. 👍
그리고는 역시 다시 미션에 미션
아 4월에는 결혼식도 있었네
처음으로 가본 친구 결혼식
중1 때 만난 13년지기 친구가 결혼한다니 솔직히 아직도 안믿어진다..
(아 이제야 말하지만 나 네이버 코테도 포기하고 간 거야 잘 살아야 돼 ^^ 빨리 집들이 여쇼)
오월
5월에는 토리, 우가, 네오랑 매일매일 꼬맨틀 하기
도 있었지만,, 사실 저건 힘들고 바쁜 하루하루를 견뎌내기 위한 힐링이었지ㅜ
5월은 지하철 미션에 장바구니 협업 미션에 체감 난이도는 확 오르고,
거기에 본격적으로 근로까지 하면서 정말 바쁘다 바빠 현대 사회였다.
근데 그래도 지금 다시 보면
아.. 좋았다고는 말 못하겠다.. 진짜 솔직히 힘들었다.
도메인이니 엔티티니, DAO와 Repository 차이는 뭐고, 마틴 파울러는 뭐하는 사람이고,
새로운 개념들이 갑자기 확 들어오는데 또 이걸 미션에 다 녹여내려고 하니 생각보다 힘들었고, 처음으로 나에게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힘들었지만 그래도 이 시기가 내 성장에는 많은 도움이 된 시기였던 것 같다.
'아니 왜 다들 이렇게 하는 거지?'
'정답이 없다면서 왜 다들 한 가지 길로만 가는 거 같지'
속으로 반항 아닌 반항을 하고 이유를 찾으려 하고, 왜 그런지 이해하고 인정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우테코가 원하는 생각의 방향이 뭔지 조금은 알게 된 시기였다.
아 그리고 근로하면서 코틀린을 접해봤는데, 이거 진짜 좋다..
알고 문제를 C++로 풀다가 파이썬을 처음 접해봤을 때 받았던 충격만큼은 아니지만 비슷했다.
파이썬과 자바에 중간이 있다면 코틀린인 것 같다.
원래도 자바가 조금 꼰.. 언어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별로 안좋아했었는데, 코틀린은 확실히 뭔가 다르다. 간결하다.
물론 아직 자바나 코틀린이나 접한지 얼마 안돼서 이런 생각을 하는 걸 수도 있겠지만 :)
앞으로 둘 다 많이 해봐야지
유월
6월은 나에게 음..
모르겠다.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고 그냥 힘든 일 다음에 힘든 일, 고비 뒤에 고비 사막
정말 많은 일들과 괴로운 일들이 있었는데 모르겠다.
그냥 이 시기를 기점으로 한 단계 성장한 것 같다.
그거면 된 거지 ~.~
칠월
팔월
7월 8월은 진짜 프젝. 프젝. 프젝. 프젝만 하다보니 두 달이 훅 지나갔다.
예비군 동원 훈련 갔다와서 남들보다 3일 정도 늦게 만났는데도 원래 알던 사이처럼 바로 친해진 우리 펀잇 팀..
진짜 레벨 3 시작하기 전부터 3기, 4기 선배 기수들한테 계속 프젝하면서 싸우는 팀 없냐고 물어봤었는데,
싸우긴 커녕 하는 생각도 다 비슷비슷해서 충돌 없고 회의 시간보다 쉬는 시간이 길다고 다른 팀들에게 소문난 우리 팀..
그러면서도 할 건 다 하고 잘 했던 최정예 우리 팀..
펀잇
궁금해? 맛있을걸? 먹어봐 🥄
funeat.site
펀잇에 대해서는 어차피 찐 회고 글 쓸 거니까 거기서 다 얘기하고 정리해야지~~
아 그리고 테코톡
우테코 하기 전부터 유튜브에서 찾아 봤던 거라 우테코 합격했을 때부터 제일 기대하고 떨렸던 건데,
왜 내가 할 때만 태풍이 와서.. 비대면으로 하는 거니..
대면으로 하면서 티키타카 하고 싶었는데 그게 많이 아쉽고, 조금 더 준비할 걸.. 아쉽다.
https://www.youtube.com/watch?v=tJauBMXEtJA
그래도 많관부 :)
구월
한동안 야구 보면 PTSD 와서 안보고 있었는데
8월말 즈음부터는 기분도 괜찮아지는 것 같아 다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야구를 보러 가게 된 건 역시, 같이 보러 가준 바론, 그레이, 오리 덕분 ^^
삼성 두산 경기한다고 같이 보러 가준 바론도, 야구 보러 가고 싶다 하니까 바로 약속 잡아준 그레이도, 두산 롯데 경기인데도 흔쾌히 따라와준 오리도, 다들 너무 고마워.. 맨날 심심할 때 야구 얘기 같이 해줘서 고마워.. 올해도 가자
그리고 다시 야구 맛들려서 잠실 사는 김에 잠실에서 하는 타팀 경기들 다 응원가보자 생각들어서 가봤는데, 인기 팀들은 왜 인기 팀인지 알겠다.
두산, LG, 한화, 기아, 롯데, 이렇게 응원 가봤는데 전부 다 팬들이 열정적이고 응원가도 좋고 응원하기 진짜 좋았다. (특히 한화는 진짜..👍)
중간 중간 라팍이 그립긴 했지만,, 올해는 꼭 잠실에서 전국 일주가 아니라 각 구장 돌아다니면서 전국 일주 해봐야지
시월
시월엔 마지막 미션도 하면서 마지막 데모데이 준비도 하면서 우형 지원 자소서도 쓰면서 코테 준비도 하면서
이렇게 바쁜 게 맞나 싶을 정도로 계속 바쁘게 보냈던 것 같다.
그래도 데모데이까지 4개월 가량의 펀잇 여정을 잘 끝낸 것 같아서 만족 :)
4개월 동안 싸우지도 않고, 중간 중간 칭찬도 많이 받고, 좋았다..!
아 물론 우테코에서의 펀잇을 잘 마무리 한 거지 펀잇이 끝난 건 아니니 그러니까 일 하자 얘드라.
아 그리고 중간에 한 번 독일 딜리버리히어로 CTO 분과 우아한형제들을 포함한 DH 산하 기업들 CTO 분들과 시니어 분들이 와서 설명회도 하고 가볍게 얘기도 나눴었는데 엄청 신기하고 재밌었다.
펀잇 홍보도 하고 서비스 측면에서 조언도 받고 이것 저것,,
애초에 외국인이랑 얘기를 나누는 것도 예전 야구장 알바할 때랑 인도 인턴 할 때가 끝이었던 거 같은데,
개발 관련해서 얘기를 나눈다는 게 그것도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랑 얘기를 나눈다는 게 굉장히 재밌었다.
(다만 내가 영어를 조금만 더 잘했더라면,,,)
그리고 DH에서는 독일 근무를 조건으로 채용도 진행했는데,
아 이것도 내가 영어를 쫌 잘했더라면,,, 쉽게 오는 기회가 아니란 걸 알아서인지 너무 아쉽다.
얘드라 돈 많이 벌어서 한국 돌아오면 맛있는 거 사줘..
아 롤드컵도 보러 갈 뻔 했는데
혹시 몰라서 예매는 해봤는데, 평일이라 못갔다..
6시에 끝나고 가기에는 시간이 애매했고, 사실 6시 이후거나 주말이었어도 바빠서 못갔을 것 같다ㅋㅋㅋ
14년도 롤드컵 때도 예매만 열심히 해두고 부산까지 갈 뻔 하다가 취소했었는데 이번에도ㅜㅜ
다음에 한국에서 열리면 그땐 갈 수 있겠지. 한 2030년..?
그래도 집에서 본 4강이랑 결승은 진짜 미쳤었다,, 대상혁
중고등학교 때 CJ나 나진 경기 할 때나 열심히 봤지 요즘은 경기 잘 안봐서 아는 선수라고는 페이커 밖에 없는데, 그냥 페이커는 페이커였다. 근데 벌써 10년이 넘었구나.. 나도 롤 참 오래했네
아무튼 내 10대 시절을 같이 보낸 선수들 중에는 거의 유일하게 현역인데 앞으로도 한 10년은 더 해줬으면 좋겠다. (아 데프트랑 레클레스도 있구나 제발 오래오래 해줘.. 화이팅)
십일월
11월에는 면접도 보고~ 우아콘도 가고~ 수료식도 하고~
그냥 10월부터는 계속 쭈욱 바빴던 것 같다. 음 올해 안바빴던 시기를 찾는 게 더 어려울 것 같기도 하고 🤣
우아콘은 유튜브에 올라온 각각 세션들 영상만 봤지 직접 와서 구경한 건 처음이었는데 뭔가 연예인 보러 간 느낌이었다.
애초에 이런 컨퍼런스를 직접 와서 본 게 처음이어서 그냥 다 신기하고 신났다ㅋㅋㅋ
코치님들 세션도 구경하고, 오 역시 대단한 사람들,, 신기해하기도 하고, 나중에 나도 저렇게 발표해보고 싶다 생각해보고
사람 많아서 기 빨린 것만 빼면,,,
사람 많아서 점심 먹고 나서는 계속 지하 돌아다니고 구경하고 카페 가고 그러긴 했지만 아무튼 재밌었음~ 고맙다 토리토리야
아 11월에 리크루팅 데이도 있었는데 이건 사진이 없네,, 리크루팅 데이도 재밌었는데ㅜ
전날 생일 파티로 인한 숙취만 빼면ㅎ,,
그래도 리크루팅 데이도 열심히 구경 다니고 끝나고도 선릉 가서 열심히 공부하고 면접 준비하고 아무튼 재밌었음~
그리고 찾아온 수료식
졸업식 때도 얘기했지만 난 어딘가를 떠나는 걸 별로 안좋아한다.
정이 많아서 그렇기도 하고, 친한 사람들이야 자주 보겠지만 약간 그럭저럭 친한 사람들이나 아직 친해지지 못한 사람들은 앞으로 만날 일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아쉽고 뭔가 공허함이 너무 컸다.
이제 소속을 잃고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는 게 너무 막막했고, 지금도 캠퍼스로 출근하는 생활이 그립다.
근데 뭐 어쩌겠니. 배울만큼 배웠으니 떠나야지.
자리야 만들면 되는 거고, 사람이야 다시 모으면 되는 거니까
정말 우테코는 나한테 엄청 많은 걸 남겨줬다.
배운 거야 당연히 많고, 좋은 사람들이 많이 생겼다는 게 중요하지
안그래도 난 사람 좋아 사람인데, 5기 백엔드 크루들, 그리고 종종 인사하고 지낸 몇몇 프론트 안드 크루들, 캠플폼 근로 사람들, 마지막으로 금쪽이 키워낸 우리 코치님들.. 다들 최고였다..!! 😎
십이월
낭만을 좇는 사람 중에 정상인 사람은 없다고 생각하는데, 이건 못참지..
12월은 이근호와 함께 시작했다.
16년 전, 이근호를 보러 대구 스타디움으로 가던 그 설레는 마음 그대로 가지고 대팍으로 갔다.
저니맨 생활을 해왔지만 자신을 키워준 대구에서 마무리를 하고 싶어서 돌아온 사람.
잠시나마 옛날 10살 때의 감정이 들게 해준 사람.
이건 진짜 낭만이지
그리고 올해 생일은 진짜,, 정말,, 멋졌다
살면서 한 해에 이렇게 많은 축하와 많은 케이크를 받아 본 적은 없었는데..
슼기 친구들, 펀잇 친구들, 박스터, 스플릿, 주드, 토리, 로지, 오리,,
그 외에도 생일 축하한다고 연락해준 많은 사람들. 다들 고마워요!
그래서 23년은요
23년은 고재철이 아닌 망고로 살았고
24년에는 망고에서 다시 고재철로 돌아왔다.
23년은 고비 뒤에 고비 사막이었고
24년에도 여전할 것 같다.
그럼에도 23년과 24년의 다른 점은
이제는 고비를 어떻게 넘겨야 할지 조금 알게 되었다는 점과
고비를 기회로 만들고 기회를 기회로 만드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는 점일 것이다.
그리고 올해가 끝날 때는 다시 망고가 돼 있으면 좋겠다. 고망고가 돼 있으면 좋겠다.
고망고망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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